"로봇은 도구일 뿐 "…'로봇 박사'가 안마의자 모델로 나선 이유 [이미경의 옹기중기]

입력 2024-03-12 12:57   수정 2024-03-12 13:15

"많은 아이들이 저에게 '로봇이 뭔가요'라고 물어봅니다. 전 '로봇은 인간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도구'라고 답합니다. 아이들은 실망하더군요. 제 대답이 너무 차갑게 들려서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이게 로봇에 대한 가장 따뜻한 정의일 수도 있어요."



지난 11일 헬스케어기기 기업 바디프랜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도곡동 바디프랜드 도곡라운지를 방문한 데니스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로봇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로봇과 사람은 경쟁 관계 아냐"

홍 교수가 생각하는 로봇의 존재 이유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함이다. 최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업종이 로봇을 적극 도입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서빙 로봇, 청소 로봇 등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대신해주며 사회를 이롭게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홍 교수는 "로봇은 사람과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사람은 도구인 로봇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과 단순작업을 중심으로 로봇의 업무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사람들은 '일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홍 교수는 "사람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이유는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라며 "일을 통해 내가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로봇과 달리 사람이 가진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기술 접목한 제품 개발하는 것 중요"

공학자가 개발한 로봇 기술이 사회를 이롭게 하려면 각 분야의 민간기업이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홍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공학자가 훌륭한 로봇 기술을 개발해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고 하더라도 이게 제품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가 최근 바디프랜드 글로벌 앰배서더직을 수락한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바디프랜드 회사의 철학이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제품을 통해 '인류 건강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이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추구하는 로봇 철학과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첨단 로봇 기술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로봇은 구동장치, 센서 등 움직임을 위한 다양한 부품이 필요하다"며 "특히 기기가 마모되면 관리까지 해야 하는 탓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봇 기술 도입을 위해 들인 비용에 비해 기업의 비용 감소폭이 너무 적다면 도입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안전성·경제성은 '넘어야 할 산'
누구보다 앞선 로봇 기술을 접하고 있는 홍 교수지만, '사람과 로봇이 균형 있게 공존하는 이상향'까지 가는 길에 대해 그는 "아직 멀었다"고 답했다. 그가 생각하는 로봇 산업이 넘어야 하는 산은 안전성과 경제성이다. 홍 교수는 "집에서 설거지하는 로봇이 아기 위로 넘어진다거나 로봇 한 대를 사기 위해 수억원을 지출해야 한다면 비효율적이지 않겠느냐"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로봇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려면 로봇공학자들이 장·단기 프로젝트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기업의 사업영역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 미래를 바라보고 언젠가 구현될 로봇을 위해선 지금부터 연구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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